요즘은 4월에 미국 포닥을 나가기 전에 미리 먹고싶은걸 다 먹고가자는 마인드로 살고 있어요.
덕분에 살은 찌고 있지만, 맛집을 돌아다니며 본가인 인천과 근처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소소한 재미들을 느끼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날도 한달도 채 안남았군요...
오늘은 비도 오고 하니 남자들의 소울 푸드인 돈까스가 땡기는 날입니다. 딱히 연관성이 없나...
달달한 소스에 푹 적셔진 얇고 부드러운 경양식 돈까스, 바삭한 튀김옷의 육즙 가득한 일식 돈까스 둘 다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늘은 인천 구도심인 동인천역 인근에 위치한, 응답하라 1988이나 유퀴즈 등 다양한 방송에 나온 경양식 돈까스 집을 다녀왔습니다!
잉글랜드 왕돈까스
- 주소 : 인천 중구 우현로90번길 7 혜성빌딩 2층 (우)22318
- 영업시간: 오전 11:30 ~ 오후 8:30 (브레이크타임 오후 4:00 ~ 5: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전화: 0507-1388-7266
- 주차: 근처 용동공영주차장 이용
여기 주변은 구도심 지역이라 그런지 오늘 갔던 잉글랜드 왕돈까스 말고도 신포국제시장 근처에 맛집들이 많이 있어요! 유명한 신포닭강정도 있고 또 하나 소개드리고픈 맛집도 있는데 여기도 미국 가기 전에 한 번 더 들를 계획입니다!
구도심 지역인데다가 시장이 위치해서 그런지 길이 좁은데다 불법 주정차가 많아 교통이 혼잡합니다... 운전해서 오시는 분들은 항상 안전 운전하시길 바래요... 주차는 내비게이션에 용동공영주차장을 검색하시고 오시면 됩니다! 식당은 1호선 동인천역에서 도착해서 걸어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요!
주차장에서 나와 지도를 따라 갔는데 식당 위치를 못찾아서 한참을 돌았습니다.... 알고보니 2층에 위치한 식당이라 1층에 없었던 것 뿐... 가끔은 하늘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듭시다!
건물 입구를 찾아 2층으로 올라오면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식당 입구가 반겨줍니다! 엘리베이터도 있으니 노약자나 어린이도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입구를 들어오면 왼쪽으로는 카운터와 식당이, 오른쪽에는 대기실이 있어요. 유명한 경양식 돈까스 맛집답게 웨이팅 인원이 많나봅니다!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바로 입장이 가능했어요. 그래도 식당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테이블을 치우시고 앉기까지 조금 기다려야 했어요.
세상 친절하신 직원 분이 인원을 물어보고 자리까지 안내해주십니다! 자리 치우는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시는데 엄청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나중에 나갈 때도 식사 맛있게 하셨냐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시는게 어떻게 보면 흔한 말 한마디지만 음식 맛을 떠나서도 이 식당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는데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홀에 들어서면 옛날 팝송이 흘러나오고 70~80년대 배경의 드라마에서나 봤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홀이 반겨줍니다. 그런 드라마를 보면 꼭 이런데서 선을 보거나 나는 이 결혼 반대야! 하면서 시어머니나 며느리에게 물 뿌리는 장면이 나오는게 기억이 나네요. 옛날에는 이런 경양식 레스토랑이 고급 레스토랑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고 요즘 세대들에게는 처음 느껴보는 분위기의 흥미로운 장소로 인식될 것 같아요.
자리에 앉고 드디어 메뉴판입니다!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른쪽에서 볼 수 있듯이 음료와 스프, 샐러드가 모두 무료에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값 하는 느낌이지만, 돈까스 양을 보시면 가격에 대한 불만이 쏙 들어갑니다 ㅎㅎㅎ 1 메뉴 당 밥이나 빵 중 하나를 선택해야합니다. 저는 오늘 가장 기본인 잉글랜드 옛날돈까스에 밥을 주문했어요! 스프에 빵도 찍어먹고 싶었지만 그래도 식욕을 어느정도는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에... 지금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먹고 올 걸ㅠㅠ
스프와 샐러드를 받기 전, 벽면을 한 번 봐봅니다. 모두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 유명했다던 소피 마르소의 라붐 2와 ㄱㄴ 춤으로 유명했던 박남정 님의 앨범 커버 사진은 알고 있네요. 나도 나이가 든건가.... 그 밖에도 유퀴즈 등의 방송에 식당이 나온 부분을 캡처해서 벽에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옛 팝송까지 흘러나오니 70~8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감상은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합니다. 먼저 스프와 샐러드를 받으러 갔어요. 식당에 몇 군데에 스프와 샐러드, 깍두기와 단무지 같은 반찬들을 리필해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요. 각자 먹을만큼 가져가시면 됩니다! 양배추 샐러드 드레싱도 케첩, 마요네즈, 케요네즈까지 근본의 드레싱 조합!
먼저 스프로 위장 워밍업을 시작합니다. 스프가 초록색이라 브로콜리 수프인가 했는데 먹어보니, 콩의 고소한 맛이 느껴져서 완두콩을 갈아넣은 것 같아요. 거기에 후추를 뿌리니 끝의 약간 알싸한 향이 스프가 계속 들어가게 만듭니다. 따뜻하고 고소한, 부드럽고 든든한 스프 맛! 돈까스 먹기 전에 스프를 다 먹어버렸지만 혹시나 스프로 배가 찰까 스프를 더 받지는 않았어요. 음료도 무한 리필! 아쉽게도 제로 음료는 없습니다. 어짜피 돈까스를 먹기로 마음 먹은 이상, 칼로리는 관심사가 아닙니다!
스프를 다 먹고나니 돈까스가 나왔습니다! 보시는대로 엄청 커요!! 살짝 비싼 가격에 대한 불만이 쏙 들어가버립니다. 사이드로 마카로니, 절인 오이, 졸인 당근과 강낭콩이 나와요. 사실 사이드 자체는 불호인 편... 오이는 제가 못먹고 마카로니도 싫어하고 당근도 먹긴 하지만 좋아하진 않아요...ㅋㅋㅋ 그래도 돈까스 비주얼에 압도당해서 빨리 먹고 싶었어요!
여러분들은 경양식 돈까스를 먹을 때 어떻게 드시나요? 한입씩 드실 때마다 썰어 드시나요 아니면 미리 다 썰어놓은 뒤에 드시나요? 사실 저는 한입씩 먹을 때 썰어먹는 편이에요. 여기에는 슬픈 추억이 있어요...ㅠㅠ 중학생 시절 학원 다닐 때 저녁 식사로 김밥 천국 같은 분식집을 자주 갔는데, 기분 좀 내고 싶은 날에 돈까스를 사먹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미리 썰어 놓으면 같이 간 친구들이 하나씩 뺏어먹다 보니 제가 먹을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확실히 먹을 때마다 썰면 뺏기는 양이 덜하기 때문에 먹을 때마다 써는 습관이 생겼습니다ㅠㅠ 물론 나도 다른 친구들꺼 뺏어먹은거는 비밀... 오늘만큼은 혼자 왔으니 맘 편하게 다 썰어놓고 편하게 먹었습니다!
썰 때마다 파삭, 파삭 소리가 나는게 빨리 먹고 싶었지만 다 썰 때까지 참았습니다ㅋㅋㅋ 돈까스 맛은 누구나 아는 그 달달한 소스의 경양식 돈까스 맛이에요! 하지만 이 집의 데미그라스 소스는 그 달달하고 부드러운 소스 맛의 끝에 훅하고 들어오는 약간의 매콤한 맛이 남아요. 그래서 느끼하지 않게 끝까지 돈까스를 물리지 않고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양식 돈까스의 특징은 처음 먹을 때는 튀김의 바삭바삭한 식감이 느껴지고 뒤로 갈수록 눅눅해지지만, 또 눅눅해진 튀김만의 부드럽고 녹진한 매력이 있어요! 안의 고기는 얇게 퍼져있지만 너무 퍽퍽하지 않게 적당히 씹는 맛이 있으면서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전체적으로 달달, 부드러운 맛이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아삭아삭, 새콤하고 상큼한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아요!
결국 오늘도 하나도 안남기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 집은 돈까스도 물론 맛있었지만, 식당의 위치, 인테리어, 분위기까지 함께 음식 맛에 녹아있는 느낌이어서 추억도 함께 먹는다는 느낌이었어요.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특별한 날 먹던 음식, 저와 비슷한 세대들에게는 학창 시절 비교적 저렴하게 든든하게 배를 채워주던 소울 푸드로, 그리고 어린 어린이들도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남녀노소 모두 옛 추억을 회상하고, 새로운 추억을 쌓는 걸 즐길 수 있다는게 경양식 돈까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돈까스의 맛, 식당의 분위기, 그리고 친절했던 직원 분의 응대까지 모두 저의 경양식 돈까스에 대한 좋은 추억 중 하나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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