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는정: 퇴근 후 직장인들의 쪽갈비 맛집

오늘은 서울 종로에 볼 일이 있어 어머니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운전 연수를 받은지 얼마 안됐지만 운전에 재미를 붙이게 되어 본가인 인천에서 서울까지 운전해서가볼까하고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쓴 맛을 보고 왔습니다...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어요. 공격적으로 끼어드는 차량도 많고, 그리고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 헌법재판소 앞을 지나게 됐는데 시위 중이라 엄청난 정체 현장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다른데는 가끔씩 긴장이 풀어지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구간이 있지만 서울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는 느낌이었어요... 그동안 대중교통이나 아버지가 운전해서 서울을 많이 다녔지 직접 운전해서 다녀와보니 이런 광경이 새롭기도 하고 엄청난 차 대수에 압도되서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긴 느낌이었습니다. 후... 미국가면 그래도 서울만큼은 아니겠지하는 생각입니다. 다음부터는 서울 갈 일 있으면 그냥 대중교통이 맘이 편할 것 같네요ㅠㅠ

 

 

아무튼 종로 쪽에 간 김에 저녁식사 메뉴를 고민하던 중에 제가 요즘 즐겨보는 유튜버인 고추와사비 님이 올린 영상이 생각나서 '오는정'이라는 식당에 가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배우 다케다 히로미츠 님의 유튜브 계정인데 편집도 너무 재밌게 하시고 음식을 너무 맛있게, 특히 소주를 너무 맛있게 드십니다. 소주를 싫어하는 저도 영상 보면 한 잔 하고 싶을 정도...

 

https://youtu.be/BSX5-RKITBI?si=k7MGijwtCWTK-GnP

유튜버 고추와사비 님의 쪽갈비 먹방 영상! 소주 이 분보다 맛있게 드시는 분 못 봄...

 

종로에 있는 식당이다보니 퇴근 후 직장인들의 저녁식사 맛집으로도 유명한 곳이에요. 퇴근시간보다 살짝 일찍 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직장인들로 점점 자리가 차면서 시끌시끌해지는게 느껴지는, 직장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오는정

 

 

 

-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3길 29 (우)04522

- 영업시간: 오후 5:00 ~ 오후 11:00

- 전화: 02-756-1658

- 주차: 근처 공영주차장 이용

 

식당 전용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공영주차장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종각역 근처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했어요. 처음 차를 끌고 서울을 와봤기 때문에 공영주차장 가격에 서울의 팍팍한 인심을 느꼈습니다... 30분에 3천원이라니.... 주변에 공영주차장이 꽤 있는데 주차장 별로 가격이 다 다르니 잘 검색하시고 가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부근은 교통도 매우 혼잡한 곳이기도 하니 자차 이용보다는 마음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주차 후 식당까지 걸어가는 길에 노을지는 청계천 한 컷

 

저와 어머니는 퇴근시간보다 살짝 이른 시간인 5시 40분쯤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주변이 먹자골목이라 수많은 음식 냄새가 뒤섞여있지만 식당 근처에 가니 존재감 강한 숯불의 냄새와 함께 간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보니 직원 분께서 식당 입구에서 쪽갈비를 초벌로 굽고 계십니다. 이미 이 식당을 가기로 정했지만, 정하지 않았어도 이 비주얼이면 식당 들어가고 싶을 듯!

입구에서 굽는 쪽갈비. 냄새로 한번, 비주얼로 한번 지나가는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메뉴입니다. 저번에는 음식들을 제대로 안찍더니, 이번에는 메뉴를 안찍고 왔네요;; 글로 대체합니다!

- 쪽갈비 (16,000원)

- 삼겹살 (16,000원)

- 항정살 (16,000원)

- 갈비살 (23,000원)

- 오징어불고기쌈밥(10,000원)

- 제육쌈밥 (10,000원)

- 생선구이 (10,000원)

- 김치말이 (5,000원)

- 냉면 (5,000원)

 

저희는 쪽갈비 3인분과 맥주를 먼저 주문했어요. 주문하면 반찬이 먼저 나온 후 얼마 되지 않아 놓여있던 불판에 초벌된 쪽갈비를 갖다 주십니다. 맥주는 어머니만 드시는 걸로 ㅠㅠ

 

기다리다보니 손님들이 많아지는 것이 체감됩니다. 퇴근시간보다 살짝 빨리 도착한게 신의 한 수가 됐네요! 몇 분 채 지나지 않아 자리가 만석이 됐습니다.

먼저 나온 반찬들. 고기와 어우러지는 반찬들이 많습니다.

 

상추와 함께 채썬 양배추와 초간장 소스, 파채, 절인 무와 오이, 동치미와 양배추 샐러드가 나옵니다. 저는 오이를 안먹기 때문에 절임은 패스. 소스들이 대부분 새콤한 맛으로 약간은 느끼할 수 있는 고기와 곁들여서 먹을 수 있는 메뉴 구성입니다.

 

초벌로 구워져서 나오는 쪽갈비

 

고기는 나왔을 때 거의 익어져서 나오지만 직원 분께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십니다. 한 2~3분 정도 지났을 때 직원 분께서 개인 양배추 접시로 쪽갈비 한 쪽씩를 올려주세요! 그 때부터 드시기 시작하시면 됩니다!

 

직원 분이 양배추 위에 올려주신 쪽갈비 한 쪽.

 

쪽갈비는 두툼한 살과 뼈 쪽을 어느정도 잘라서 손질 후 제공됩니다. 보기에는 진한 간장 양념일거라 생각했는데, 첫 입 먹어보니 생각보다 짜고 달지 않다?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오히려 뻑뻑하지 않고 야들야들 부드러운 고기 식감과 함께 양념이 살짝 탄 데서 나오는 불맛이 먼저 혀와 마주합니다. 그 후에 풍부한 육즙의, 담백하고 감칠맛 나는 고기 맛과 은은하게 달달한 간장 향이 맴돈 뒤 마지막은 살짝 매콤한 피니시로 마무리되는 한 입입니다! 진짜 맘만 먹으면 나 혼자 4인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 다른 데서 먹었던 쪽갈비는 보통 완전히 맵거나 간장 양념이더라도 달고 짠 자극적인 맛이었던 데가 많고, 심지어 굽기 조절을 잘못해 뻑뻑하게 먹어 만족감이 높지 않았던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전문가인 직원 분께서 거의 다 구우신게 나오기 때문에 굽기도 완벽해서 야들야들하고 촉촉한 식감과 함께 풍부한 고기 맛을 즐길 수 있었어요!

 

고기 3인분 이상 주문 시 나오는 계란찜과 된장찌개

 

고기 3인분 이상 주문 시 폭탄 계란찜과 고기가 들어간 된장찌개가 서비스로 나옵니다! 특별하게 맛있다!는 아니지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호불호 없는 계란찜과 된장찌개입니다. 이 반찬과 쪽갈비만으로도 밥 도둑이지만, 뒤에 설명할 김치말이 국수 때문에 공기밥은 참았습니다 ㅋㅋㅋ

오늘의 베스트 한 입

 

저는 파채를 좋아해서 그런지 상추에 쪽갈비에서 순살을 잘라 올리고 파채를 같이 싸서 먹는게 오늘 제일 맛있더라구요 ㅎㅎ

 

너무 천천히 먹다 조금 태워버림 ㅠㅠ

 

저와 어머니 모두 먹는 속도가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다보니 두 쪽씩 먹고 있다가 불 조절을 깜빡하고 고기 겉면을 태워버렸습니다 ㅠㅠ 직원 분께서 빨리 좀 드시지 어떡해하시면서 안타까워하셨다는 ㅠㅠ 하지만 저와 어머니... 꿋꿋이 탄 부분을 잘라내면서 끝까지 먹었습니다...

 

새콤달콤한 김치말이국수 (5,000원)

 

고기를 반쯤 먹었을 때, 옆 테이블에서 김치말이국수를 주문했는데 아직 안나왔다고 직원 분께 여쭤보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늦게 나오기 전에 얼른 시켜야겠다면서 김치말이국수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저희는 다행히 고기가 1/3정도 남았을 때 국수를 받았습니다! 뒤의 은은한 매운 맛 때문에 많이는 느끼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김치말이국수 한 젓가락에 쪽갈비 한 점 올려서 먹는게 진리긴 합니다!!!! 생각해보니 고기 올린거 찍었어야됐는데ㅠㅠ 역시 아직까진 먹는데 더 초점이 가 있는 초보 블로거...

 

다먹어서 아쉬울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법

 

김치말이국수와 함께 쪽갈비 3인분 클리어. 배는 어느정도 부르지만 전혀 물리거나 하지 않아서 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럴 때 멈춰야 맛있게 먹었다는 만족감이 최대가 됩니다. 맥주 한 잔을 못한게 한이 되서 다음번에 오게 된다면 꼭 맥주를 마실거에요 ㅠㅠ 재방문 의사 100%!!!!

 

어머니와 함께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어요. 오늘의 주제는 식사 매너에 대해... 쪽갈비를 먹다보니 이런 뼈 붙은 고기를 잘라주거나, 새우 같은 걸 까서 먼저 다른 사람에게 준 적이 있냐고 어머니가 저에게 물어보시더라구요... 여자친구에게도 안그러냐고 물어보셔서 뜨끔했습니다 ㅠㅠ

 

생각해보니 먹는 거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음식을 먼저 권하고 손질해주기보다는 개인주의적으로 각자 먹을건 각자 알아서라는 생각이 강했고 항상 제가 먼저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먹기 전에 같이 먹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둘러보고 살피자는 다짐을 하면서 오늘의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나가는 길에 찍은 구워지고 있는 쪽갈비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과 다짐을 남기고 갑니다. 오늘도 맛있게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