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졌다 다시 따뜻해지니 냉면이 땡기는 날입니다!
사실 냉면은 시원한게 땡기는 더운 여름에도 좋고, 제철(?)인 겨울에 먹어도 맛있긴 해요. 그냥 먹고싶어서 핑계대봤습니다....
여기는 저희 집에서 걸어서 5분도 안돼서 자주 오는 식당입니다. 지금 집에 제가 아기 때 이사와서 벌써 30년이 되어갑니다. 사실상 인천은 고향과 같은 곳이긴 합니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오긴 했지만 이 집 막국수 맛을 좋아한게된거는 고등학교 이후인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타지 생활을 해서 실질적으로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씩 본가에 들르면 매번 오던 식당이에요!
부평막국수
- 주소: 인천 부평구 부평대로63번길 10-8
- 영업시간: 매일 오전 11:00 ~ 오후 8:00
- 전화: 032-514-5535
- 주차: 주차장 있음 (협소한 편입니다ㅠㅠ)
집에서 걸어서 5분 이내인 제가 동네에서 가장 좋아하는 맛집입니다! 차로 가본 적이 없지만 주차장은 매우 협소해 3~4대만 주차가 가능하고, 주변 공영주차장도 꽤 멀리에 있어서 주차가 힘든 편일 것 같습니다ㅠㅠ 대중교통으로 오실 분들은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시장역 3번 출구로 나오셔서 오시면 편합니다!
식당 입구와 주차장이 붙어있습니다. 대수는 3~4대만 주차 가능....
입구에 맛집의 상징(?), 블루리본서베이 스티커가 붙어있어요. 최근에는 공신력이 없다는 등 말이 많지만, 그래도 이 곳은 2016년부터 한해도 빠지지 않고 작년인 2024년까지 받은 진짜 맛집입니다! 저도 인증합니다!!!
아직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손님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갈 때에는 손님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그리고 몇 개월 전에 왔을 때는 식탁이 낡았었는데 식탁도 교체하시고 키오스크도 새로 설치하셨네요.
메뉴판입니다! 막국수 식당답게 메인 메뉴는 물, 비빔 막국수 (냉면)입니다. 이 집은 황해도식 백령도 냉면 전문 식당이에요. 황해도식 백령도 냉면은 한국 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난민들이 백령도로 많이 오게 됐고 이들이 냉면을 만들게 된 게 시초라고 해요. 평양냉면과 같은 이북식 냉면이지만 특징은 평양냉면의 맑고 투명한 육수와 달리 백령도 냉면은 사골을 써서 국물이 뽀얗고, 까나리 액젓으로 간을 맞춰요! 평양냉면과 같이 처음에는 경험하지 못한 맛에 당황하지만 좋아하게 되면 끊을 수 없는, 중독적인 매력의 냉면입니다!!
사실 냉면 한그릇만 해도 충분한데, 저는 단백질 보충이라는 핑계로 수육 반접시까지 주문했습니다... 내 다이어트 어디 갔니...
키오스크로 물냉면과 수육을 주문하고 직원 분께 냉면에 오이 빼주세요~라고 소심하게 부탁했는데, 알고보니 키오스크에 오이 빼는 것까지 요청이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뻘쭘... 오이 빼는게 부끄러운게 아니지만! 그래도 괜히 뭔가 말할 때 소심해지게 되는데 저 같은 분들은 오시게 되면 부담 없이 키오스크로 요청하시면 돼요.

그리고 이 집 비빔냉면도 맛있어요! 비빔냉면은 너무 달달한 양념이 아닌 좀 덜 달고 고춧가루를 많이 넣은 것 같은 거칠지고 칼칼하지만 깔끔한 느낌의 양념입니다. 빈대떡도 두툼하게 부쳐서 한 입 가득 들어오는 느낌이 좋은 맛있는 빈대떡이에요... 으아 먹고싶다...
밑반찬은 무절임과 배추김치, 그리고 수육을 시키면 나오는 마늘 무침과 새우젓입니다.
주문한지 얼마 안 돼 수육이 먼저 나옵니다. 삼겹살 부위를 쓰시고 원산지는 네덜란드산입니다. 막 삶아 김이 나는 뜨거운걸 주시지는 않고 적당히 따뜻한 수육입니다.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딱 적당해요!
맨 첫 점은 새우젓과 함께! 네덜란드산이라 해도 전혀 냄새나거나 하지 않아요! 적당히 씹는 맛도 있으면서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두번째 점은 수육하면 빠질 수 없는 김치와 함께! 김치는 간이 세지 않은 담백한 맛의 김치입니다. 부들부들한 수육과 아삭한 김치, 수식어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조합이에요!
수육을 먹다보니 냉면이 나옵니다. 오이가 없어서 비주얼적으로는 별 거 없어보여요... 오히려 뽀얀 육수 때문에 뭔가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국물 한 입을 맛보면! 슴슴하고 깔끔한 평양냉면과는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어요! 새콤한 동치미 국물과 사골 육수를 섞은 듯 한데 동치미 국물의 새콤한 맛과 함께 살코기만으로 육수를 내는 평양냉면의 맑고 깔끔함과는 다른 사골 육수의 투박하지만서도 진하고 묵직한 육향이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묵직한 육수의 질감 때문에 안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어느새 먹다보면 또다른 매력에 빠지시게 될거에요!
면은 밀가루를 섞은 듯 적당한 탄력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메밀 향만은 잘 간직하고 있어요!! 오히려 메밀 향이 웬만한 평양냉면 집에 비해 진한 편입니다. 계속 평양냉면과 비교하게 되는데 뭔가 비슷하면서도 상반되는 매력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평양냉면이 육수의 육향과 면의 메밀향의 섬세한 조화를 즐기는 음식이라면, 이 집의 냉면은 투박하지만 진한 육수와 메밀 향이 둘 다 강하게 직관적으로 느껴집니다. 기존의 자극적인 냉면에 익숙해진 분들이라면 평양냉면보다 맛있다고 느끼실 거에요!!
냉면에 무절임도 곁들여서 먹고~
마늘 무침을 곁들여 수육도 먹습니다! 마늘 무침도 적당히 달달하면서 매운 양념에 생마늘을 무쳐서 주시는데 수육과 엄청 잘 어울려요!
먹다가 깜빡한 면수도 떠와서 마셔줍니다. 차가운 냉면을 먹다 따뜻하고 구수한 면수를 들이킬 때의 배가 따뜻해지면서 몸이 푹 쳐지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ㅎㅎ 냉면집 중에 면수를 주는 집도 있고, 육수를 주는 집도 있는데 저는 면수를 더 선호해요!
그리고 먹는 중간에 백령도 냉면의 킥! 까나리 액젓을 넣어줍니다. 1박 2일 등 각종 예능에 벌칙으로 사용되는 까나리 액젓... 그대로 먹으면 비리고 꼬릿하고 엄청 짜지만, 냉면에 한 두 방울 정도 넣으면 육수가 살짝 간간해지면서 감칠맛이 장난 아닙니다! 비린 맛은 전혀 안나요! 서로 개성이 강한 육수와 면을 액젓의 짭조름함과 감칠맛이 잘 어우러지게 해줘요!! 많이 넣으면 당연히 짜니 진짜 한 두 방울만 넣으세요... 물론 넣는 건 취향에 따라! 강요하지는 않아요~ 안넣어도 맛있게 즐기실 수 있어요.
여러분들은 냉면에 올려진 계란 언제 드시나요? 원래 소화를 위해서 면 먹기 전에 먹는게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육수와 면의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나중에 먹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계란을 좋아하는 저는 단순히 맛있는건 나중에 먹는 성격이라 계란을 아껴두고 있다가, 못참고 중간에 먹어버립니다... 쫄면이나 라멘 같은 다른 면음식도 다 똑같이 못참고 중간에 먹어버려요...
역시 맛있는 냉면은 국물까지 다 먹어야 진정한 냉면 매니아입니다...(?)
어릴 때 이 집을 갈 때는 이게 무슨 맛이지? 하면서 별로 안좋아했었어요. 하지만 이 집의 냉면과 같이 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그런 음식들이 있어요.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경험들을 하고, 더 알고 느낀 것들이 많아졌기에 이전보다 더 대단해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이제는 눈에 보이고 그 힘듦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 냉면이 나이가 들수록 더 맛있다고 느끼는 만큼 저도 시간이 갈수록,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더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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