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오퍼 레터를 받고 2024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행복한 연말을 보내는동안, postdoc 이직을 위해 가장 먼저 진행한 프로세스는 비자 발급이었습니다!
제가 이직하는 NREL에서는 해외에서 오는 직원들을 위한 immigration office가 있고, 저는 업무 상사가 아니라 immigration office 소속 담당자와 얘기를 하면 됐습니다. 일단 비자 발급 프로세스를 위한 기본 정보인 여권 사본과 관련 정보들 (기존 영주권이나 비자 유무, US Social Security Number (SSN) 유무)을 먼저 전달한 후 시간을 잡아 Teams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담당자와의 미팅은 먼저 NREL 입사를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간단한 안부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시기가 연말이었던지라 간단한 덕담과 함께 연말이라 비자 업무에 대한 처리는 내년부터 시작할테니 편하게 기다리라는 말을 해주셨네요. 역시 서양권은 연말 연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인 저로서는 조금 답답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웠던... 그래도 내년부터는 저도 저들과 같이 연휴를 즐기며 연말을 보내는 한 사람이 되겠죠! 아니면 연휴임에도 꿋꿋이 연구실에 출근해 고독하게 일하는 근면성실한 한국인 소리를 들을런지... 그건 가봐야 알 것 같네요
담당자 분께서 제시하신 비자 옵션은 J-1과 H-1B, 두 가지입니다!
설명해주신 각 비자의 장단점은 아래에 적었습니다.
J-1 비자
- 빠르게 발급 가능 (2개월 이내로 비자 발급 완료)
- 2년간 세금 면제
- 근무 기간 이후 2년간 귀국 의무 (좀 더 찾아보니 2024년 12월 귀국 의무 규정이 폐지되었다고 하네요)
- 배우자 및 가족 (J-2 비자) 취업 가능
- 특정 프로그램이나 고용주에 종속되어 있어 자유롭게 직장 변경은 어려움.
H-1B 비자
- 비자 신청 전 미국 이민국 (USCIS)에서 먼저 승인통지서 (I-797)을 발급받아야 함.
- 승인통지서를 받기까지 3~4개월 걸림.
- H-1B 비자 소지자는 고용주가 영주권을 스폰서할 수 있어 영주권 신청이 상대적으로 용이
- 고용 계약기간동안 안정적인 체류 가능
- 비자 신청에 쿼터가 존재하며, 비자 신청에 고용주의 비용 부담
- 배우자 및 가족 (H-4 비자) 취업 불가
보통 대학교로 포닥을 가는 제 지인들의 경우 J-1 비자를 발급받아 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H-1B의 매년 상한이 있어 추첨을 통해 비자 발급을 하고, 고용주가 비자 신청에 발급 유무와 상관 없이 신청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NREL에서는 추가 비용을 내고 H-1B 비자를 빠른 시일 내에 발급이 가능한 premium processing을 신청해준다고 하네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J-1 비자의 2년간 면세 혜택과 빠른 시작 날짜라는 장점 때문에 망설였지만, 고민 끝에 H-1B 비자를 신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Postdoc 기간인 2년보다 더 오랜 기간을 미국에서 연구소, 또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좀 더 안정적인 체류 조건과 영주권 신청에서 용이한 H-1B 비자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물론 NREL에서 저의 채용을 위해 수천달러의 금액을 비자 신청으로 지불한다는 것도 좀 감동이었습니다. 물론 그 쪽에서는 푼돈일 수 있겠지만요...

H-1B 비자를 결정했다고 전달한 후, 담당자와 NREL과 연계된 로펌 회사와 함께 비자 신청 프로세스를 시작했습니다.
- Step 1: 로펌은 NREL로부터 해당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있는 승인을 받으며, 채용 직원 (나)에게 초기 설문을 송부합니다. 설문은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설문에서는 기본적인 인적사항 (주소, 여권, 학위 및 근무이력 등)과 비자 신청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 (약물, 질병, 범법 행위 및 불법 재정 지원 등)들을 체크합니다.
- Step 2: 온라인을 통해 설문 작성을 완료하고, 인적사항 증명을 위한 자료들 (여권 사본, 학위증명서 사본)을 업로드합니다. 여기서 학위증명서의 경우에는 온라인으로 쉽게 발급받는 증명서가 아닌 졸업장 원본을 요구하였습니다... 제 경우는 이 때 대전에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고, 졸업장의 경우에는 인천 본가에서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가에 가서 찾아야되나 고민했었습니다ㅠㅠ 다행히 부모님께서 스캔을 해주셔서 이메일로 받아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로펌에서 설문과 업로드한 자료들을 검토한 후 노동부에 노동 조건 신청서(Labor Condition Application, LCA)를 제출합니다.
- Step 3: 로펌에서 LCA 제출과 함께 H-1B 신청 양식을 준비해주고, 승인된 LCA를 저에게 확인시켜준 후 서명을 작성했습니다.
- Step 4: 로펌에서 제출할 비자 신청 청원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검토 후 USCIS에 제출합니다.
- Step 5: 로펌에서 승인 통지를 받은 후 NREL과 직원 (나)에게 영수증과 승인서 (I-797)를 전달합니다. 이 때 승인서는 바로 받지 못하고 스캔한 사본을 받기까지 2~3주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원본은 국제우편으로 보내주신다고 하고 배송에는 더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합니다. 이에 맞춰서 비자 인터뷰 신청을 진행하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비자 인터뷰 시에는 사본을 가져가도 됩니다!
비자 인터뷰 신청을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 비자 신청 (DS-160)을 진행해 신청 ID와 확인서를 발급받습니다.
https://ceac.state.gov/GenNIV/default.aspx
Nonimmigrant Visa - Instructions Page
- SELECT ONE - ALBANIA, TIRANA ALGERIA, ALGIERS ANGOLA, LUANDA ARGENTINA, BUENOS AIRES ARMENIA, YEREVAN AUSTRALIA, MELBOURNE AUSTRALIA, PERTH AUSTRALIA, SYDNEY AUSTRIA, VIENNA AZERBAIJAN, BAKU BAHAMAS, NASSAU BAHRAIN, MANAMA BANGLADESH, DHAKA BARBADOS, BRI
ceac.state.gov
이 페이지에 들어가서 비자 수령 국가와 코드를 입력하고, 설문을 진행하면 됩니다. 페이지 오른쪽 상단의 Select Tooltip Language를 한국어로 바꾸면 질문 항목에 커서를 이동시키면 질문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한 내용이 툴팁으로 나타나요! 영어가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쉽게 설문들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설문들은 기본인적사항, 여권 정보, 주소, 가족 정보, 이전 미국 여행 경험, 직장 이력 및 학력, 보안 관련 정보들을 입력하게 됩니다.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한 문제없이 설문들을 완료할 수 있어요. 대략 20~30분 정도 걸립니다!
모든 설문을 완료하면 마지막에 확인서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확인서에는 신청 ID (확인번호)와 함께 인터뷰 시 지참해야할 서류들을 보여줍니다. 이 확인서도 필요하니 인터뷰 시에 챙겨가세요!
DS-160 확인서를 받은 후, 비자 인터뷰 일정 예약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진행해줍니다.
https://www.usvisascheduling.com/ko-KR/
계정 생성할 때, 보안 질문과을 3개 선택하도록 돼있는데 질문에 대한 답을 꼭 외우시기 바랍니다!! 로그인할 때마다 2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태어난 도시와 졸업한 고등학교로 했어요.
이후에 비자 인터뷰 신청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국내에는 서울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 한 곳에서만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비자 인터뷰는 수수료가 있는데, $205로 한화 약 30만원, 비쌉니다ㅠㅠ 수수료가 부담되는 가격이라 비자를 거절당해도 1년 이내에 재심사를 받을 경우, 또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비자 인터뷰 일정 변경 2번까지는 추가 수수료가 없으니 주의하도록 합시다!!
비자는 여권에 붙여서 주는데, 여권 수령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등기수령 (일양로지스 택배), (2) 일양로지스 본부 수령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번 방법의 경우 배송비 2만원이 추가됩니다. 저는 집이 인천인데 찾으러 서울 가기 귀찮아서 (1)번 방법으로 했어요! 하지만 뒤이어 서울 갈 일이 많이 생겨버립니다;;; 아까워라 2만원...
일양로지스 마포 본부 주소: 서울 마포구 창전로 28-1 (광흥창역 4번 출구에서 342 m)
일정 예약의 경우 웬만해선 인터뷰 신청 날짜 기준으로 2주 후 정도까지는 꽉 차 있습니다. 저는 운좋게 인터뷰 신청 날짜와 같은 주에 빈 날이 있길래 신청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취소한 사람이 있어서 공석이 있었나봐요! 하지만, 비자 인터뷰 날짜를 NREL 담당자에게 전달했는데 그 때까지 I-797 승인서를 보내줄 수 없다고 합니다ㅠㅠ 결국 눈물을 머금고 일정 변경 후 2주 더 기다려서 인터뷰를 봤습니다ㅠㅠ 모든 예약 과정을 마치면 다음과 같이 예약 확인서를 받으니 이것도 꼭 출력해서 보관하셔야 됩니다.
저는 가기 전에 다음과 같은 서류를 준비했어요!
- 여권
- DS-160 확인서
- 비자 인터뷰 예약확인서
- I-797B 승인서 사본
- 6개월 이내 촬영한 사진 (5 x 5 cm)
- 오퍼 레터
- 학위 증명서 사본
- CV
여러 블로그 후기들을 보고 최대한 많은 서류들을 준비해갔지만 정작 필요했던건 빨간색 글씨로 된 서류들 뿐이었습니다. 너무 많은걸 준비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저 5개는 꼭 챙겨야합니다! 미국 비자용 사진은 증명사진, 여권사진과 크기가 다르니 주의하시고 새로 찍는게 마음이 편해요!
2주 후, 인터뷰 날짜 전날에야 I-797 승인서 스캔본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날짜까지 안오면 어떡하지하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걸어가시면 됩니다!
주한미국대사관 주소: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88 미국대사관
대사관 방문 시 주의할 점은 반입 물품이 스마트폰 1대, 차키 1개와 가방 1개 정도로 제한됩니다. 태블릿 PC나 노트북 등 추가 전자기기는 반입이 안되니 소지하신 분들은 광화문역 짐보관소 짐을 보관하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오전 8시 45분 인터뷰 시간이 예약돼있었고, 8시에 대사관에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줄이...
미국 비자 인터뷰를 받으러 온 사람들로 줄이 가득합니다. 입구 쪽의 경비 아저씨 분은 되게 무섭습니다ㅠㅠ 입구 쪽에 선이 있는데, 조금만 넘어도 넘지 말라고 한국어, 영어로 다 말하시고 인터뷰 보는 사람 가족이나 지인이 울타리 근처에 있기만해도 거기 계시지 말라고 짜증이 가득한 톤(?)으로 소리치세요... 줄 서 있다가 소리 듣고 쫄았던 1인....

암튼 입구 쪽에 가면 무서운 경비아저씨가 비자 인터뷰 예약확인서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여보내줍니다. 입구에 들어가면 소지품 X-ray 검사 후에 전자기기들 (스마트폰, 워치)을 갖고가지 못하고 반납해야 합니다. 이후 사람들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게 되고, 긴 줄을 마주하게 됩니다. 담당하시는 직원 분이 갖고 온 서류와 사진을 1차로 확인하고, 창구 쪽으로 안내합니다. 창구 쪽 직원 분들께서는 한 번 더 서류를 확인하고, 사진 촬영 일자를 확인하신 후, 지문을 찍습니다. 그리고 면접관이 있는 반대쪽 창구로 가라고 안내해주세요.
대망의 면접관 줄, 이전 절차들이 짧고 인터뷰는 길어서 그런지 줄이 늘어나 꽤 오래 기다려야합니다. 줄 서서 기다리다보면 폰도 없어서 딱히 할 것도 없고, 남의 면접들을 듣게 돼요ㅋㅋㅋ 가장 많이 들었던거는 LG 에너지솔루션, SK 온, 현대자동차 관계자 분들이 출장 차 미국으로 가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공장 쪽 엔지니어 분들이 많았던거 같아요! 반면에 비자를 한번에 승인받지 못하고 초록색, 주황색 카드를 받으시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보통 업무로 인해 가신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용 회사에 대한 증명이 불충분하거나 서류가 미비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면접관은 미국인이라 서양인들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한국말을 잘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ㅋㅋㅋ 영어를 잘 못알아들으시거나 그냥 한국어로 대답하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어로 대화를 하시는데, 아무래도 한국어로 말하시는 분들은 비자가 거절되는 빈도가 더 높았던 것 같습니다.
제 앞에 선 분의 비자 인터뷰가 거절되어서 저도 같이 심란해진 상태로 면접관과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별로 물어보지도 않고 끝났어요!
1. 이전 직장이 어디였니? (어디 직장 다녔다고 대답 후) 미국에는 새로 직장 찾아서 나가는거니?
2. (전산기록들을 보고) 예전에 여권 잃어버린 적 있네. 그 때는 미국 비자 없었니? 이번이 미국 비자 인터뷰 처음이지?
2개 물어보고, Your visa is approved!하고 끝났습니다. 걱정했던거에 비해 생각보다 허무... 아무래도 H-1B 비자라서 고용 정보도 확실하다보니 별 문제 삼을 것 없이 넘어갔나봅니다. 8시에 줄서서 비자 인터뷰가 끝나고 소지품을 다시 받고 나가니 9시 40분, 총 1시간 40분정도 걸렸네요.
끝나고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역사 깊은 해장국 식당 청진옥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냄새 없이 고소한 선지와 내장 부위, 그리고 된장 베이스의 깊은 국물 맛까지! 인터뷰 끝나고 든든한 아침식사까지 완벽한 서울 나들이였습니다 ㅎㅎㅎ
비자 인터뷰는 목요일에 보고 그 다음주 수요일, 택배로 여권과 비자를 수령받았어요! 비자 신청부터 받기까지 거의 3달이나 걸렸네요.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이주 준비에 대한 글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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